전라북도문학관 낭송시집 ‘나비야 청산 가자’ 출판기념회 [전북도민일보 2013.1.23])
김미진기자 | .
▲ 전라북도문학관이 23일 낭송시집 ‘나비야 청산 가자’ 출판기념회 및 신년맞이 시낭송회를 개최했다. (전라북도문학관 제공)
걸출한 시인들이 많아 시향(詩鄕)이라 불리운 고장. 이 땅에서 시낭송이 언제부터 시작됐는지 규정하기는 어렵지만 읊조리고 싶은 좋은 시가 참 많이 발표되고 있다는 데는 이의를 제기할 사람이 없을 터다.
그 옛날 자연과 산수가 어우러진 경치 좋은 곳에 다다르면 서로 돌림으로 즉흥시를 지어 낭송했던 선인들. 자신의 차례가 되어 시를 지어내지 못하면 벌주를 마시면서 풍류를 즐겼던 그 피가 현재를 살아가는 이들의 가슴속에 뜨겁게 흐르고 있다.
전라북도문학관(관장 이운룡)이 도를 대표하는 시인 68명의 작품 2편씩을 모아 총 245페이지에 이르는 낭송시집 ‘나비야 청산 가자(신아출판사, 1만3,000원)’를 엮어냈다.
이번에 출간된 낭송시집은 시낭송인들이 전북 시인들의 시를 낭송하고 싶어도 시와 쉽게 만날 수 없다는 하소연을 듣고 기획된 것.
5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까지 각종 매체와 문학지를 통해 등단해 활발한 시작을 펼치고 있는 작가들의 대표작들을 모아 놓고 있어 전북을 대표할 만한 시집이라고 이름을 붙여도 과언이 아니다.
‘나비야 청산 가자’는 조선시대 작자미상의 고시조에서 가져왔다. ‘나비’와 ‘청산’은 인간이고 인간이 소망하는 이상향이라는 의미로, 청산의 삶을 꿈꾸는 자연친화적인 세계관과 전라도의 향토색을 함축한 것 같은 시조의 의미가 일맥상통해 시집명을 정했다는 후문이다.
이를 기념해 23일 오후 2시 문학관에서 열린 출판 기념회에는 지역에 뿌리를 두고 활동하고 있는 시낭송인들이 한 자리에 모여 언어예술의 아름다움을 뽐냈다.
표수욱 시낭송가의 ‘바람(류희옥 작)’을 시작으로 유미숙 재능시 낭송협회 전북지회장의 ‘어느 대나무의 고백(복효근 작)’까지 5명의 시낭송가는 때로는 강하고 처절한 몸짓으로, 한편으로는 부드럽고 온화한 음성으로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 넣었다.
단순하게 사랑한다는 일상적인 언어가 아닌 사랑에 새로운 의미와 가치를 부여한 시어. 그리고 그러한 시를 낭송하는 목소리를 들을 때 가슴 속 깊은 곳에서 울려 퍼지는 무엇인가는 소름 돋는 감동을 전했다.
이운룡 관장은 “좋은 시가 참 많았지만 다 수록할 수 없어 고민했고, 수용하지 못한 시인들께 미안했다”면서 “시낭송집에 수록된 시들은 청산을 꿈꾸는 나비들의 꽃과 잎이다. 시인이여! 그대들 영혼에 불 밝힌 시, 세월은 가도 영원한 청산이요 빛이 될 것이니라”고 강조했다.
김미진기자 mjy308@
